top of page
logo_goono_all.png
  • 작성자 사진GOONO

홍세미 연구원 / 실험 중 날아오른 쥐



1. 안녕하세요. 바이오 분야 연구원 홍세미입니다.

저는 공대 출신이지만 평소 관심이 있었던 바이오 분야의 생명과학 석사 과정을 거쳐 연구원이 된 홍세미입니다. 대학원에서는 세부 분야로 신경 생물학을 공부하며 신경세포를 이용한 실험이나 실험동물을 이용한 연구를 많이 하였고, 작년까지는 단백질 구조를 연구하는 연구실에서 지내며 단백질 정제 실험들을 자주 했습니다.


지금은 생명과학연구원이나 대학원 생활에 대한 컨텐츠를 만드는 <홍세발이 sebari>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2. 유튜버 홍세발이


사실, 대학원생 시절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취미 생활을 가져볼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졸업 이후 연구원이 된 후에야 취미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①취미 활동으로 할만한 게 뭐가 있을까? ②기록하는 걸 좋아하는 성향을 살릴 수는 없을까? ③이왕 하는 거 돈이 되는 취미를 가져보자!라는 생각 끝에 시작한 게 유튜브였습니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처음 1년 정도는 채널의 저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영상들을 올렸는데요, 영상의 조회수가 100회도 채 나오지 않았어요. 이후에 다른 분들이 올린 연구원 영상을 보고 연구원과 관련된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구독자와 조회수가 많이 늘었죠. 너무 감사하게도 이제는 2,000분이 넘는 구독자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3. 한국과는 다른 미국에서의 나날들


미국 생활을 한국과 비교해보면 한국은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느낌이지만, 미국은 평화롭고 여유롭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많은 곳에서 이메일 대신 우편물을 보내는 등의 아날로그적인 업무처리 방식을 사용하는데 아마 그런 것들의 영향도 있겠죠?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후 4~5시면 퇴근을 하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요, 그런 모습들도 한국과는 정말 다른 것 같아요.


저는 대학원 생활을 미국에서 해보지 않아서 국내의 실험실과 미국 실험실을 정확하게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저와 같은 분야에서 현재 포닥을 하고 있는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곳의 연구 분위기도 한국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작은 단위의 세미나가 더 자주 열리는데 매우 자유롭고 틀에 박히지 않은 디스커션들이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도 미국에서의 연구원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4. 타고 나지 않아도 괜찮아

처음에는 생명 현상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대학원 생활을 하는 동안 점점 실험이 재미있게 느껴졌고 앞으로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원이 되어서 연구를 계속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제가 있는 바이올로지 분야에서는 타고난 재능보다 제가 들이는 노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미술이나, 음악 같은 분야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종종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있는 분야의 연구를 하는 일에서는 누구든지 열심히 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온다는 게 좋았어요.




5. 실패에 무뎠던 나, 날아 오른 쥐

저는 실패에 대해서는 좀 무딘 성격이었던 것 같아요. 보통 어떤 일이 잘 되지 않았을 때 저는 그것을 실패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문제가 생겼네. 해결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에는 발생한 문제에 대해 실패라고 느끼지 못했답니다.



한 가지 예로, 제가 석사 과정 중에 있을 때 실험실에서 실험용 쥐를 이용한 마우스 행동 실험을 자주 진행했는데요.


어느 날은 실험을 하던 도중에 쥐가 점프를 해서 실험 공간을 이탈하는 일이 발생했어요. 이런 일이 있고 난 후에 저는 '이번 실험은 실패네.'하는 생각을 하는 대신 '쥐는 참 점프력이 좋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쥐가 도망가지 못하게 더 높은 메이즈를 만들어야겠다'라고 생각했죠.


새로운 일을 도전하면, 처음에는 모두가 익숙하지 않은 일들을 하기 때문에 헤맬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처럼 그것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 '해결하면 되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하면 실패 없이 성공을 맛볼 수 있답니다(^^).




6. 다양한 경험과 대학원 진학

공대생, 바이오분야 대학원생, 생명과학연구원, 유튜버 등등

생각해보면 제가 경험했던 많은 것들이 조금 일관성이 없어보이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큰 고민 없이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저의 모든 경험들을 지지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유일하게 부모님께서 반대하셨던 것은 저의 대학원 진학이었는데, 늘 저를 지지해주던 부모님이 계속 반대를 하시니 '정말 이건 잘못된 선택인가?'하는 생각이 들어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또 반대를 무릅쓰고 진학한 대학원이었는데 처음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아서 '아, 내가 부모님 말을 안 듣고 괜히 고집을 부려서 고생하는 건가? 이러다가 시간과 에너지 낭비만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그만둬야 할까 고민을 하기도 했었죠.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조금만 더 부딪혀보자, 그만두더라도 지금은 아니야, 정말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느낄 때 그만두자'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경험이 쌓이고 능숙해져서 무사히 졸업까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7.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실패를 경험한 그 당시에는 실패를 실패로 인지하지 못했어요. 단순히 해결책을 찾아야 할 문제로 생각을 해서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만 집중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고, 또 다시 실패를 겪어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계속 하다 보면 점점 나아질 거야'라고 생각하고 넘길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도 그 때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




8. 끝보단 시작이 중요해


저는 책을 굉장히 좋아하고 또 많이 읽지만 모든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은 아니예요. 아마 끝까지 모두 다 읽은 책보다 중간쯤 읽다가 읽기를 중단한 책이 다섯 배 이상은 더 많을 거예요.


저도 어릴 때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읽어야만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언젠가부터는 '책을 꼭 끝까지 읽어야만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느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제가 원하는 내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나 제게 필요한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이 되면 과감하게 책읽기를 중단하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책을 많이 읽기를 목표하시는 분들은 책을 끝까지 읽겠다는 부담감을 줄이면 조금은 더 쉽게 책읽기를 시도할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해요.




9. 나의 선택을 믿어보자

최근 유튜브 댓글이나 이메일로 제게 진로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후회를 하더라도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그런 분들께 '할까말까 할 때는 하세요!.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선택하셔도 괜찮아요'라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결국에는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아하는 것도, 그 이후의 인생을 살아내야 하는 것도 본인이기 때문이죠. 누가 뭐라해도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인 '나'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저는 저와 같이 전혀 다른 분야로 전공을 바꾸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면, 내가 결정한 것에 대해 불안해 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본인의 선택을 스스로가 가장 먼저 믿고 지지해주세요.'라고 말해드리고 싶어요. 스스로 지지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선택이라면, 결국엔 다른 사람들도 설득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모두들 파이팅!


 

홍세미 연구원

"실패는 더 나은 선택지를 위한 과정이에요"



인터뷰이 이력

전북대학교 섬유소재시스템공학과 전공

전남대학교 생물과학생명기술학과 석사과정

제약회사 연구원(전임연구원)

광주과학기술원(위촉연구원)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