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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베르 작가 / 실패는 근육처럼 단련 할 수 있어요



1. 안녕하세요. 웹툰작가 닥터베르입니다

네이버 웹툰에서 수/일 '닥터앤닥터 육아일기'를 연재하고 있는 공학박사 닥터베르(이대양)입니다.



공학박사, 웹툰작가, 육아, 뮤직비디오 제작, 소설책 발간, 기계체조 등 제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저의 무수한 도전은 주로 삶의 고난기에 몰려 있는 것 같습니다. 소설을 발간한 건 집이 가장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봉착했을 때였고, 웹툰을 그려보자 생각했던 건 경추 골절 사고로 누워있을 때였고, 작곡에 도전했던 건 경력단절의 목적에서 이후 진로를 고민하면 때였습니다.


저는 어떤 장벽을 마추졌을 때. '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도 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한 해답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엉뚱하고 폭넓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2. 대학원 생활 중 결혼을 하다


대학원 생활이 힘들었던 대표적인 순간 중 하나가 결혼 준비 기간이었습니다. 집에서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대학원생 신분으로는 은행에서 대출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육아를 할 때도 직장에 다니는 건 '아, 돈 벌러 가는구나'하는데 대학원생 신분이라는 건 그냥 제 욕심이라고 하는 시선들이 있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느곳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가장 힘들었죠.


그래도 대학원 생활 자체는 교수님과 동료들에게 많은 배려를 받아 결혼, 육아 과정에도 무사히 학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직장에 다니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배려를 받았다고 생각해서 지금도 너무나 감사하고 있답니다.




3. 나로 인해 낭비된 연구비


대학원에서는 비균질 나노 입자와 계면(interface)의 상호작용에 관한 것이었는데, 대부분의 결과가 실험을 해보기 전엔 알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공부를 해서 어느정도 후보물질을 뽑고 계획을 할 순 있지만 어떠한 시나리오가 성공을 할 지알 수 없었고, 예상했던 결과와 전혀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올 떄가 많아 자심감이 꺾였던 시기였죠.


제 시간도 시간이지만 연구과정 중에 쓰였던 연구비, 시간 등이 저로 인해 낭비된 것 같다는 생각이 심한 중압감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우울했던 시기를 지나고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대부분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박사가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4. 전신마비의 위기

아이가 3살쯤 되었을 때 3.5m의 대형 트램펄린을 구입했습니다. 에너지 넘치는 아이 체력을 빼는데 그보다 좋은 선택지가 없을 것 같았거든요.


아이가 트램펄린에서 노는 모습을 보니 저도 덩달아 신이 났고, 대학생 때 기계체조한 경험을 살려 아이를 재우고 공중돌기를 했는데 생각보다 가뿐하게 성공해서 공중 2회전에 도전하게 되었죠. 이때 높이가 약간 부족했는지, 저를 과신한 탓인지 그대로 떨어져 경추 7번부터 흉추 3번까지 압박 골절을 겪고 오래도록 침대에 누워서 생활해야 했습니다.


당시 유일하게 통증없이 쓸 수 있던 게 오른손이라 이 상태가 지속되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웹툰 작가를 지망하게 됐습니다. 당시에 그렸던 작품은 실패했지만 지금의 필명 닥터베르, 닥터앤닥터 육아일기를 연재하는데 큰 영향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5. 실험이 삶의 우선순위는 아니다

실패에 대한 평가는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성공을 하면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보고, 끝내 어떤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냥 인생의 낭비라고 보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제가 다양한 일에 도전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느낀 건, 도전과 실패도 일종의 근육이나 감각처럼 단련할 수 있다는 거죠.


성공과 실패를 모아 보면 나의 강점과 객관적인 위치 같은 것이 보이고, 앞으로 더 힘쓸 분야와 구체적인 방법 같은 것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하나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거나 방법을 바꿔보는 정신력과 사고의 유연성 같은 것은 실패 없이 배우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5. 웹툰 작가로서의 삶, 최종목표


올해는 닥터앤닥터 연재와 단행본 작업에 몰두할 것 같습니다.

내년엔 어떻게 살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웹툰 차기작을 연재하거나, 여행가가 되거나, 소설을 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최종적인 목표는 가족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지만, 중간 과정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6. 경쟁률과 확률은 달라요

많은 분야들이 그렇지만, 경쟁률이라는 건 확률과는 다릅니다.

수백 대 1의 경쟁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겐 성공이 확실한 일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0.1%의 가능성도 없는 일일 수 있죠.


결국 나에게 재능과 가능성이 있는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스스로 알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전심전력으로 달려들기엔 너무 막연한 길이기 때문에, 단편 같은 것으로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해보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닥터베르 작가님

"실패는 행복을 향한 미로찾기다"



인터뷰이 이력

서울대학교 에너지공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에너지시스템공학 박사

2006년 장편소설 <공대생의 사랑이야기> 출간

2012년 '광물 찌꺼기 고성능 재활용기술 개발' 공동연구 보고서 발간

2019년 '비산재 나노입자의 석유 산업 내 선별적 활용' 논문 저술

2019년 네이버 웹툰 <닥터앤닥터 육아일기> 수/일 연재중